바람에 날리는 먼지가, 스스로를 특별난 존재라고 착각하면 안 되죠.
썩 늘씬한 체격에 너끈히 긴 신체 비율. 얼핏 체격이 커 보이나, 헐렁한 차림새 사이로 앙상한 손발목이 비죽 튀어나와있는 것을 보게 된다. 뼈마디마저 얇아 솜씨있는 이가 매끄러이 엮어 놓은 짚 허수아비처럼 보이는 인상이다. 흑색 머리카락이, 아래로 갈 수록 물이 빠지듯 흰 색으로 물들어 있다. 중간중간 흑백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머리칼이 잘게 층을 내어 사선으로 잘려 있고, 앞머리는 이마 정 중앙을 기준으로 양 옆으로 갈라 놓았다. 역삼각형 얼굴에 광대뼈가 도드라진 편이며, 때문에 턱이 짧아 전체적인 신체 비율이 더 길어 보인다. 짧고 둥근 이마에 눈은 작게 째졌으나, 얼핏 잘 알아볼 수 없도록 짙은 화장을 눈두덩이에 올려 놓았다. 흰자위가 있어야 할 자리에 검은 자위가 있다. 기묘하게 빛을 내는 잿빛 눈동자가 그는 범인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듯 하였다. 낮고 둥근 코는 약간 들창코 모양이고, 입이 작고,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하다. 복을 부르는 이상적인 귓볼에 화살깃 장식을 고리로 질렀다.
생애
그래, 외로움을 느꼈던 것이다. 집단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자신을 알아 봐 주는 이를 찾기 위해서.
행적
01
큰 바위 언덕에 요란스러운 바람이 윙윙대었던 날에 눈을 떴다.그는 자신이 태어났던 날의 풍경을 그린 듯이 기억하며, 종종 그 풍경을 묘사한다.
02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자무스 부족의 테마스를 만났다. 그의 첫 테마스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었다. 노인은 전 쿠쉴라와, 든든했던 아들 네 명을 떠나보내고 인생의 황혼을 맞고 있는 시기였다. 거의 수명이 다한 그에게 이끌린 그 쿠쉴라는 호기심으로 다가섰고, 몇 달도 되지 않았던 맑은 날에 그를 떠나보냈다. 그 시기 그는 부족 내의 그 어떤 이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보이거나 말을 섞지 않았다. 심지어 그 당시의 아무도 늙은 테마스가 새로운 쿠쉴라를 맞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에게서 받았던 이름은 “하쉬타”로, 그 쿠쉴라는 그 때 받았던 이름만을 기억할 뿐, 노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노인의 죽음은 그 쿠쉴라에게 많은 상념의 기회를 주었으며, 그 쿠쉴라는 새로운 삶의 전환을 삼기 위하여 다른 곳으로 떠났다.03
그 쿠쉴라가 눈을 떴던 장소에서는 탁 트인 초원과 어슷하게 걸린 구름이 내려다보였다. 추억을 회상하며 즐거움을 찾기 위하여 산지로 찾아들었다. 이 시기의 그는 대개 정령의 형태로 이동하는 가축들과, 가축을 모는 인간을 관찰하며 보냈다. 몇 번인가 다른 쿠쉴라나 테마스의 눈에 띄었던 것 같기도 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집단 문화와 생태를 관찰하며 새로운 사실들을 정립시켰고, 어느 순간 홀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았을 때 기시감을 느낀다.어린 쿠쉴라로서 한 명의 테마스를 만나고, 떠나보냈다. 탄생과 생애를 채 깨닫기도 전에 그는 죽음을 보았다. 그 때 그는 자신이 인간과는 같은 모습을 공유할 수 있음에도 인간과는 다른 존재임을 자각하였다. 놀랍게도 그 쿠쉴라는 짧은 이름만을 남기고 죽은 노인을 좋아했다. 노인은 그저 쓸쓸한 죽음을 맞지 않을 수 있음을 그에게 감사했다. 그러나 숨이 멎어가는 노인을 보는 그는 되려 마음이 쓸쓸함으로 텅 비었음을 느낀다. 그는 아주 영리하고 특별난 존재일 뿐, 완전한 존재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쉬타는 노인의 막내 아들의 이름이었다. 마을을 떠난 하쉬타는 정처 없이 떠돌았다. 어느 날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 짧게 어울리고, 또 멀리서 관찰하며 세계를 넓혀 갔다. 그리고 어느날 하쉬타는 생각한다. 노인의 막내 아들이 아닌,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아마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이번에는 할 수 있을 거라고.
04
현재. 헌 부족 다르마의 테마스다.- 가장 처음 발을 들였던 집단이었으나, 짧은 시간을 머무른 후 다른 곳으로 떠났다.
- 굳이 이름의 뜻을 풀이하자면 ‘이름 없음’. 아명으로도 쉽게 사용하는 이름이나 그는 정말로 자신의 이름을 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 그 외의 모든 별명, 애칭, 새 이름을 수용하므로, 그에게 다른 이름을 붙여주어도 기뻐할 것이 분명하다.
- 본체는 뇌조의 모습을 닮아 있다. 부족 안에서는 거의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기에 새 정령으로서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 세월을 이고 진 이의 노련미를 찾기는 어렵다. 아마도, 그는 어리고 미숙한 정령이 아닐까.
기호
- 선호 : 바람이 부는 날씨, 높은 곳, 유쾌한 분위기, 달리기 경주
- 비선호 : 큰 소리가 나는 것, 무거운 분위기,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 날벌레
습관
- 부드러운 존대 투를 사용하나 단어 사용은 다소 거친 편.
- 이인칭은 ‘너’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마치 자신의 영역을 순찰하듯이 부족 내의 여러 곳을 주기적으로 살피는 것이 필수적인 일과. 나름 규칙이 있다는 것 같지만 본인의 변덕으로 인해 바뀌고는 한다. 그 외 시간은 자신의 테마스나, 여의치 않을 경우는 다른 사람을 찾아가 치근덕댄다.
취미 및 특기
- 소소하게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취미. 날이 맑아서, 혹은 비가 오니까, 매가 하늘을 두 번 선회한 기념으로.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선물을 준다. 보통은 자신이 직접 만든 장신구이거나 의복, 예쁜 자갈 등 소소하고 값이 크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결과로 되돌려 선물 받은 것들도 많다. 받은 것은 대부분 소중히 보관한다.
- 공예가 취미. 부족의 일은 거의 거들지 않기에 취미생활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바느질, 조각, 끈엮기 등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며, 즐긴다.
관찰
백지 같은 존재
| 아무것도 아닌, 변화를 받아들이는, 변화하는
그는 아무 색으로도 물들지 않은, 말하자면 흰 백지와 같은 존재다. 언제나 세계를 면밀히 관찰하고, 관찰의 결과를 자신의 경험과 양식으로 삼으려고 한다. 주변사에 관심이 많아 늘 주의를 기울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기웃거리며 궁금해한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에 누구에게든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그 존재의 특별남 탓에 깊은 교류를 잇는 이는 거의 없는 듯 하다. 가치관, 세계관, 도덕관에 개의치 않고 모든 일을 유하게 수긍하며, 지금 일어나는 현재의 일을 세상의 법칙으로 정립한다. 관찰과 감상을 즐기지만, 논평은 즐기지 않는다.평화주의적 중립
| 중립적인, 자기 주장이 없는, 소시민적인
그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알고 있다. 특별한 존재라 함은, 육체가 피와 고기로 이루어지지 않은 존재가 그러한 이들의 집단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당연한 생태에 관한 설명이다. 영리한 그가 짧은 시간을 살아온 바에 의하면 세상사, 특히 인간사는 다른 존재인 자신이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인과 개인, 부족과 개인, 부족과 부족 사이의 친분, 규칙, 갈등, 다툼, 이해관계에는 부러 시선을 두지 않으며, 단지 신력을 지불하며 집단에 머무르고, 테마스와 교류한다.자신의 가치관은 거의 밝히지 않는다. 집단에 머무르며 그들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한다는 의사 표시를 침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적인 가치관과 별개로 그의 모든 행동과 판단 근거는 집단의 규칙과 관습이 된다. 그는 모든 갈등 중에서 생각의 차이로 생기는 갈등을 가장 성가셔하며, 이런 상황에서 늘 한발짝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관찰자와 같이 행동한다.
통찰력있는
| 관찰자의, 관조하는, 상황 판단에 능한
상황 판단에 뛰어나다. 상황 분석보다는 상황을 종합하고 정리하는 데에 보다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 이런 결과로 여기저기를 자주 들쑤시고 다니지만, 그는 정말로 상황을 관람하고 엿보는 것을 좋아할 뿐,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누군가를 대변하는 데에는 그렇다.장난스러운
| 진지하지 않은, 익살스러운, 가벼운
의외로 사람에게 다가서는 것을 좋아한다. 잘 웃고 기뻐하는 등 긍정적인 감정을 자주 표현하지만, 분노나 슬픔 등 부정적인 반응을 표현하는 때는 잘 찾아볼 수 없다. 언뜻 상처가 될 법한 거센 표현도 장난이랍시고 쉽게 툭툭 던지기도 한다만, 투가 워낙 가볍고 평소 인물이 그러니 그를 잘 아는 부족 안에서는 그냥 넘기자는 분위기가 되었다.분위기가 무겁고 심각하게 흐르는 것을 어려워한다. 어떤 때에는 공포감마저 지니고 있는 듯 보인다. 시덥잖은 장난을 자주 치며 반응을 보는 것을 즐기므로, 반응이 조금만 시들해져도 금세 장난을 그만 둔다. 그런 얄팍한 관계라도 사람과 어울리는 쪽을 선호한다. 말이 많은 편이기에 한 마디를 붙이고 가만히 두면 열 마디 이상을 더 주절거린다. 이건 더 의외로 타인의 기분을 신경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심한 배려라기보다는, 그저 눈치를 보는 형국으로.
GIFT신력
바람을 닮았다. 하늘과 땅 사이 가장 멀리 존재하고, 가깝게 홋끼친다. 부족 내에서는 바람의 냄새를 읽고 잃어버린 가축을 찾거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생각머리가 단순하여 물건을 당기고, 밀고, 들어올리는 물리적 활용은 수월하나, 신력으로 물건을 만드는 등 조금만 복잡도가 올라가도 활용이 서투르다. 장난스런 성격으로 부족의 부탁은 슬쩍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그의 테마스의 부탁이라면 고민 없이 편을 든다.
소지품
유리 장신구
- 양쪽 면을 둥글게 깎은 납작한 유리 세공품. 이른 바 ‘돋보기’의 기능을 수행한다. 유리알이 닿은 부분은 확대되어 작은 글씨를 읽을 수 있으며, 태양빛을 모아 불씨를 낼 수 있다.
- 처음 소속되었던 자무스의 익명의 부족원에게서 이런 물건을 건네받았고,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장신구에 가깝게 사용중이다.
정 묶음
- 작은 돌을 조각할 수 있는 정 묶음이 하나의 가죽 케이스에 들어있다.
- 일 자, V자, U자의 형태. U자 형태가 특히 많이 닳아 있다. 대개 허리춤에 벨트 장식으로 고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