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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LINE

… 제 이름인데요, 무언가 문제라도…?

그레리미 도어

11월 22일 런던 태생. 이제서야 철길을 깔고 있는, 아직 마차로만 다닐 수 있는 런던 교외에 자택이 있다고 말했다.

윤기 없는 잿빛 머리카락은 짧게 잘려 길이가 채 뒷목을 덮지 못했다. 반면 앞머리는 전체적인 길이에 비해 조금 긴 느낌이 있어 눈을 덮을락말락한 길이로 이마 위에서 흔들렸다. 눈을 마주치기 위하여 고개를 숙이면, 상대의 의중을 읽기 위해 집요하게 뜬, 그늘진 눈동자가 당신을 쫓는다. 작고 마른 체구에 어깨는 조금 안쪽으로 말려 옹송그린 느낌이 있고, 허리를 곧게 펴고 있는데도 왠지 위축되고 고립된 분위기가 함께했다. 입고 있는 옷은 단아하며 고급스럽고, 심지어는 화려하기까지 했지만, 챙이 좁은 여성용 외출모자를 비롯한 그 모든 외형이 그 우중충함을 걷어주지 못한다. 그러쥐어 모은 손은 흰 장갑을 끼었고, 잘 보면 왼손 약지에는 희미한 굴곡이 비쳐보였다.

누구에게나 아무런 감상이나 기억을 남기지 않으려는 듯-이 담소의 순간에 부끄러움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인지-시선을 발치에 두고 작게 지나가듯 대답한다. 

그러나, 그 각고의 노력과 과정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기억에 남았다. 옷과 모자를 비롯한 온 몸이 쫄딱 젖은 채로 벌벌 떨며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행한 신부


관찰


생각이 많은 침묵

  사람은 누구나 환경이라는 파도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레리미 도어는 그것을 견디는 사람이다. 묵묵히,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 헤엄칠 때를 기다리며 호흡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본성이든 사회에 의해 길러진 타성이든, 그레리미 도어는 순간순간 침묵을 우선할 것을 선택하며 지향한다. 상당히 조심성이 많고 신중한 성향이며 의심이 많아 자기 자신 외 다른 사람은 가족이라도 잘 믿지 않는다. 표정이나 행동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늘 생각에 잠겨 있는 듯 바닥을 짚는 시선은 날카롭고, 간혹 마주치는 사람을 뼈 아프게 하는 서늘함이 있다.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웃자, 그런 분위기는 순간일 뿐 이내 사라졌다.

 

어리숙하지 않은

  보이는 것보다는 겁이 없고, 잘 나서지 않지만 나선다면 행동만큼은 대담하고 빠르다. 관찰력과 말주변이 좋고, 비뚤어진 사랑이 깃든 논평을 즐기며 가끔은 자조적 농담을 한다. 이 모든 것은 심적인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예민한가 하면 그것은 아닌 것 같지만 낯선 상황이며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 때문이라면 이해는 간다. 긴장이 풀리면 웃는 버릇을 갖고 있는 그가 소리내어 웃는 것을 본 사람은 아직 저택에는 없다. 그러나 초대장과 가방을 소중하게 쥔 손과 그를 바라보는 표정에서는 미래에 대한 밝고 따뜻한 전망과, 저돌적인 집착이 엿보이곤 했다.

자기중심적

자신의 몫이 전제되어 있어야만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다. 즉 제1순위는 자기 자신이다. 제2순위, 제3순위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대상이 타인이 될 수 있을까? 그는 선선히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진심일지는 과연 모르겠다. 그런 성향이 언뜻언뜻 드러날 때가 있다. 식사를 할 때 상대에게 먼저 권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버리는 무신경한 면이나, 공용으로 제공된 시설물과 물건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 같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고, 정작 본인은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 같은 부분들. 실수를 사과하며 웃는 제스쳐마저 성의가 없다. 단순히 무심하고 둔한 것이 아니다. 사려깊지 못하며 이기적인 것이다.

카르키노스 저택에서


  • 어느 무엇 확실히 말한 것은 없지만, 저택에 대한 화제를 꺼낸다면 ‘이 저택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상투적인 투지만,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카르키노스 저택에서 보내 온 초대장에는 그러한 제안이 적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 입장 당시 저택의 꺼림칙한 소문에 전혀 거부감을 갖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 까닭을 유추하기 위하여 상황을 돌아본다면, 일차적으로는 당시 그는 물에 빠진 생쥐처럼 쫄딱 젖어있었고, 어디든 몸을 의탁하여 의복을 갈아입고 빨고 말릴 것을 희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저택에 대한 화제, 저택을 대하는 태도를 본다면 그레리미 도어는 명백히 저택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고 보여진다.

  • 아무 것도 의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의심한다. 타인의 선의나 무상으로 제공되는 식사나 잠자리를 의심한다. 그러나 그 주체는 명백히 사람이며, 따라서 사람의 의지가 개입하지 않은 객체인 저택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적다. 음모가 있다면 사람이 꾸몄을 것이다. 금전과, 이익과, 권리에 대한 보이지 않는 투쟁이 음모를 낳고, 소문을 낳았을 것이다. 그리미는 사물이 물자체로서 가질 수 있는 무결함을 신뢰하며, 그 결과는 활용하는 사람에 따르는 물리법칙을 믿는다.


생활 습관

  • 느지막히 일어나고, 느지막히 잔다. 굳이 시간을 정해놓진 않는다.
  • 의외로 식사는 불규칙적이어도 좋고, 늦어져도 참을성이 좋은 편.
  • 하지만 가만히 자리에 앉아 지내는 것만큼은 좀이 쑤셔하며, 조금이라도 바깥을 돌아다니거나, 집 안에서도 할 일을 찾아 하는 것을 선호한다. 청소라거나, 마당구경이라거나, 산책 같은. 책 읽기 등의 정적인 활동은…싫어하진 않지만, 선호하지도 않는다. 
  • 시력과 청각은 좋은 편이고, 후각과 미각에 다소 둔한 편이다. 
  • 영국식 영어를 활용하며 존대를 쓴다.


호불호

  • 선호 : 산책, 따뜻한 이불, 햇빛을 쬐는 것, 향이 좋은 차
  • 비선호: 책 읽기, 대화, 부랑자들, 도랑, 물에 빠지는 것  


소지품

  • 초대장(역시 젖어있으나 겉봉에 이름이 쓰인 것만은 알아볼 수 있다 ‘친애하는 그레리미 도어.’.)
  • 클러치백(온갖 화장품과 귀중품이 들어있었다. 지금은 하고 있지 않은 약간의 장신구라던가. 항시 소지하는 메모와 만년필. 참고로 귀금속은 전부 질이 좋은 진품 같다. 만년필도 꽤 괜찮은 브랜드의 것이다.)
  • 우양산(이런 멋진 물건을 들고 있었으면서 어째서 비에 맞은 듯 쫄딱 젖어 있었던 것일까?)
  • 반지(또 다시 멋진 물건. 현재는 왼쪽 약지에 착용하고 있으나, 약간 헐렁거리는 느낌이 있어 장갑을 벗지 않는 원인이 되었다.)
  • 파이프 (담배 파이프. 그러나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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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소재 자살에 대한 간접적인 암시, 익사체

고립계의 부유자


생애


런던 거리를 배회하던 부랑자, 이름은 유제. 진짜 유제EUge.
직업은 없다. 영국의 보통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고립계

어날 적에는 집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곳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부모는 없었지만, 대신 함께 살아가는 몇몇의 고아들이 있었다. 자라는 동안 주인 없던 부지는 어느 사업가에게 팔리고, 건물은 허물어졌다. 유년을 함께 한 동료들도 흩어져 도망치듯 도시로 흘러들었다. 그것이 유제가 15살 때의 일이다.

내일이 오는 것은 기다릴 수 있지만, 미래의 도래는 기대할 수 없는 삶이 이어졌다. 이렇다 할 집과 가족이 없는 이에게 런던은 열악한 도시였고, 영국은 냉정하며 위선적인 조국이었다. 간혹 이 부랑자들의 고립계에서도 집단이라는 것이 생겼는데, 그 유대감이란 성글다 못해 거칠었고, 치열한 생존경쟁 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종류의 일시적 동맹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제는 살아남았다. 그것이 중요하다. 

부유자

유제는 인적 없는 강의 하류에서 어느 여성의 시신을 건졌다. 사람에게 발견되기는 어려운 시간, 어려운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 유제는 그 불행한 부인이 다리 위에서 투신 자살했으리라 어림짐작했다. 유감스럽게도 그 작은 죽음은 유제에게 그 어떠한 감흥도 주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것이 있었다. 음식을 살 수 있는 금전과, 금전을 빌릴 수 있는 보증물들.
안락하고 따뜻한 가족과 정상적인 삶의 증거인 왼손가락의 반지.


짐 속에서 초대장을 발견했다.

카르키노스 저택에 대한 소문은 유제도 알고 있었지만, 부랑인들이 그곳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은 누군가의 사유지라 내쫓기기 일쑤이고, 가까이 머무른대도 인적이 없어 아무 것도 훔쳐낼 수 없고 구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괴소문보다 힘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기 쉬웠고, 굶주림과 잠자리에 대한 해결이 보다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레리미 도어” 라는 이름이 적힌 초대장과 함께 유제는 그 삶을 훔쳐 냈다.
사람의 시신이 떠 있던 그 강가에서 옷을 대충 씻구어 걸치고, 낡은 옷은 시신에 입혀 강으로 흘려 보냈다.
어떤 이는 슬퍼했으리라. 그러나 유제는 그곳에서 확실하며 명백한 기쁨과 희망을 본다. 내일을 기대한다.

원했던 죽음으로서 타인에게 이런 행복을 가져다 주다니. ‘그레리미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신부지만, 가장 행복한 부유자이기도 해요.’

친애하는 그레리미 도어.
최근 들리는 귀하의 소식에 안부를 전할 길이 없어 유감입니다.
귀하가 불행한 결혼 생활에 대한 행복한 마무리를 꿈꾸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남 몰래 유쾌하지 않은 자문인을 찾아간 것 또한 알고 있고요. 어떻게 알았냐고는 묻지 마십시오. 돈이 흐르면 소문도 흐르는 법이랍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배우자 분께서는 이미 저도 알 정도인 부인의 뒷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계시거든요. 오늘의 작은 연회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무서운 배우자 분께서 어떤 표정을 짓고, 무엇을 들고 부인을 기다리고 계실까요. 코끼리 사냥이 취미라고 하시니 엽총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귀하께 힘을 빌려드릴 수 있을 듯하여 이 초대장을 동봉하여 보냅니다.
아니, 정정하죠. 제가 아니라 카르키노스 저택이요. 아시다시피 가장 멀리 돌아가는 길이 가장 상황을 빠르게 일단락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이곳에 대한 소문을 부인께서도 접해 보셨겠지요.
이곳에서는 뭐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심지어 원하신다면 인생을 바꾸어 드리죠.
카르키노스 저택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근력 2
민첩 2
행운 3
의심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