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LINE
쉽게 쉽게 해.
담갈색 베레모가 먼저 눈에 띈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는 둥근 두상과-최소 5년 이상의 꾸준한 출입과 일탈로 인해 이젠 리틀 워닝의 모든 아이들이 콩이 대머리라는 사실을 안다-, 동아시아계 특유의 옅은 굴곡이 삐죽한 눈매, 그리고 아래 방향으로 구부러진 코와 대비된다. 홍채는 색 빠진 연두색이었는데 쌍꺼풀 짙은 반달눈이라 확인하기는 쉽지 않고 눈동자는 유난히 작았으며, 한쪽 입꼬리가 크게 올라가는 불균형한 표정과 더불어 늘 비죽하게 웃는 낯이었다. 체모의 색상으로 보아 머리털은 청색일 듯했지만, 머리카락과 같이 눈썹이라 부를 영역은 없었다. 대신 알이 동그란 은테 안경이 얼굴을 가로질러 걸쳐 있다.
멀리서 바라봤을 때 목은 길고 어깨는 좁고 말랐다. 행동거지 또한 흐느적하기에 줄에 매인 나무 인형 같다는 감상을 줄 정도다. 크고 헐렁한 셔츠 아래로 호리호리 단단한 팔이 비죽 튀어나왔고, 통 넓은 데님 바지는 몇 날 며칠이 흘러도 빨아 입는 법이 없다. 리틀 워닝을 처음 방문하던 당시에만 해도 양말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터는 맨발에 슬리퍼 차림, 그리고 우산만 덜렁 들고 있었다. 그 이후론 갑자기 덜렁 집어 옮겨진 양 늘 똑같은 인상착의임에도 귀걸이만 시도 때도 없이 바뀌었다. -몇 쌍을 갖고 있는 거야? 글쎄, 서른여덟 쌍? 농담이야.- 실없는 말을 던질 때마다 한쪽 눈썹을 심상찮게 밀어 올린다. 뚱한 표정을 하고선.
생애
Q1콩. 진짜 이름? 영어는 맞는 거냐??
- 이 질문에 콩은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한 적 없다. 상대가 어떻게 부르고 어떤 스펠링으로 적건 그대로 내버려둔다.
- 물론이지. 콩 자신이 장담컨대, 미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랐다.
-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동생이 있고, 부모님이 있고, 조부모님이 있다. 또한 모태 가톨릭교도지만 성당을 다니는 가족들과 다르게 가톨릭계 교회에 이따금 출현할 뿐이다.
- 대머리. 장점으로는 머리를 30초 만에 감을 수 있다는 것. 단점으로는 종종-아니 꽤 자주- 신앙의 갈피에 대하여 의심받는다.
Q2핀치 맥워드. 누구?
- 아무도 누군지 알지 못하지만, 콩을 제대로 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 콩은 핀치 맥워드를 찾기 위해 리틀 워닝에 출입한다고 공공연하게 알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매 순간 마주치는 이마다 그의 소재를 묻고 있다. 갈색 더벅머리와 회색 눈을 가진 백인이고, 키는 5피트 하고도 3인치가 조금 넘었지만, 아마 지금은 더 자랐을 것이다. 쳐진 눈매에 콧잔등은 짧고 입가는 말려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인상의, 친구이고, 파트너이며, 불구대천의 원수 관계라는 불필요한 말을 덧붙이며.
- 콩은 자신의 능력이 돌아다니는 양말 한 짝 찾기에나 적합하다는 투로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핀치의 소재와 더 관련이 클 것으로 추측하는 이들이 있다.
Q2-i어째서 핀치 맥워드가 어둠 속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 아무리 서칭해도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었으니까!
- ―적어도 6년간, 세계의 갈라진 틈 속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실, 지구의 온갖 곳은 속속들이 밝혀지지 않은 곳이 없는 반면 이곳은 다르다. 밝혀지지 않은 만큼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리틀 워닝에서 탐색대가 모집된다면 반드시 참여하는 편이다. 1열을 자처한다거나, 적극적인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성격은 원래 아니었으니 죽을 만큼 열심히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틈 탐색에서의 콩은 짜증 날 정도로 집요하고 고집스러우며, 적어도 ‘친절’이라는 수식을 붙일 만치 성실하게 참여한다.
- 혼자서 멀리 탐색을 나가는 일은 없다. 이전 네이선에게 주의를 들었을지도.
Q3서칭
- 직설적이고 단순한 네이밍. 말 그대로 뭐든지 찾는다. 잃어버린 물건, 떨어뜨린 돈, 사라진 사람…
이처럼 특정성이 있으며 다른 것과 구분 가능한 것을 찾을 수 있는 반면, 특정성이 없는 것은 발견할 수 있다. 가위 하나, 버스 정류장, 가장 가까운 사거리…물론 그것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 거리가 가까울수록 능력 발휘가 수월하다. 팔을 뻗어 방향을 가리키는 것보다 손가락으로 위치를 짚어주는 것이 정확하기 때문에 지당하다. 그리고, 이건 본인도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찾을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강할수록 능력 발휘가 수월하다. 안쪽에 기반을 두고 바깥으로 떠나는 여행이어야 무언가를 양손에 들고 돌아올 수 있으므로.
- 서칭의 대상이 되는 것은 환하고 푸른 빛이 난다. 불빛으로 위치를 알리며, 이것은 콩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이므로 소소한 소동이 일어났던 적도 있다.-잃어버렸던 강아지가 갑자기 환한 빛을 내며 달려온다고 생각해 보라. 황당하지 않겠는가?- 또한 콩은 그 불빛을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어디인지 알 수 있다. 즉, 콩이 찾는 것은 반드시 주변과 공유하게 되어 있다.
Q4리틀 워닝에서는 어떤 사람이었나?
- 6년간 매일 출입한 것은 아니지만, 주에 두세 번, 혹은 한두 번 정도 자주 얼굴을 비췄기 때문에 콩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개 반나절, 혹은 하루, 드물게 이틀 정도를 변덕스럽게 머물고는, ‘찾던 사람을 마저 찾아야 한다’며 정원을 나선다. 그대로 아는 길에 속하는 근방을 돌아다니거나 현실로 향하는 문을 열고 나간다.
- 리틀 워닝에 갓 출입하기 시작했을 당시 콩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어색한 가발 차림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차림은 적어도 일 년 정도 지속되었으며, 어느 순간 맨머리에 모자로 바뀌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쓰지 않고 오는 일은 웬만해서는 드물다.
- 특별히 친한 사람은 없다. 아니,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불친절하게 관계를 리셋해 버리니 지금까지도 진짜 친한 관계인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특별히 사이가 나쁘거나, 크게 다툰 이도 없다. 어디에 끼어 있든 자연스럽고, 없으면 허전할 때도 있으며, 있어도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그렇게까지 해가 되지도 않는다. 모두가 콩을 환영하고, 콩은 그러한 분위기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 많은 사람이 모여있으면 통기타를 연주해 주곤 한다. 본인을 꽤 준수한 연주자라고 소개하며 서투른 연주를 전개한다. 701호 구석에 늘 놓여 있는 기타는 굳이 입 밖으로 소리 내 말할 것도 없이 콩의 것임이 틀림없다.
Q5리틀 워닝 바깥에서
- 틈 안쪽에서 만난 이들 중 현실에서 만남을 가진 이는 없다.
- 교회 밴드에서 드럼 연주 주자를 맡고 있다고 얘기했었다.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기타도 그럭저럭 칠 줄 안다.
- 내심 리틀 워닝에서의 자신과 현실에서의 자신은 조금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정원으로 향하는 문이 현실에서는 비밀이듯, 현실적인 자신의 존재도 리틀 워닝에서는 비밀이다. 이에 개인정보는 알려줄듯 하면서도 잘 알려주지 않고, 출신지, 거주지도 미국 내라는 것 외엔 두루뭉술하며, 심지어 찾고 있다던 핀치 맥워드와는 어떤 관계였는지, 콩이라는 이름이 본명이 맞는 것인지도 정확히는 알려주지 않는다.
Q6그 외
- 언어: 미국식 영어를 일상적으로 구사한다.
- 선호 : 잘 맞는 사람, 시원시원한 의사 결정, 진지하지 않은 대화, 어두운 취향, 컨트리 록, 이런저런 화려한 장신구
- 비선호 : 밝은 전망과 낙관적 미래에 대한 의심 없는 수용, 안 맞는 사람, 흰 우유,
야 우리 친구 없어. 이런 거 못 해.
관찰
모르는 사람처럼, 아 다르고 어 다른, 순간은 빠르게 인생은 느리게
/ 세상의 중심, 자발적 아웃사이더, 내로남불
콩 자신이 말하는 원칙에 따르자면 콩은 누구와도 친하지 않고, 친해질 수 없다. 성격이 비뚤어진 나쁜 사람인 데다 친구를 보물 삼는 모범적인 취미는 없기 때문이랬다. 적당히 지낼 수나 있다면 하하 호호 웃음이 꽃피는 각별한 관계까지는 필요하지도 않고, 그렇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니 데면데면하게 도움을 주고받거나 시시껄렁한 일회용 농담을 즐길 수 있다. 친하지 않으니 잘 싸우지도 않고, 불필요한 감정 다툼으로 엉엉 울거나 다치는 일도 없다. 오히려 잘 지내다가도 좀 친밀해지는 기미가 보이면 멀거니 거리를 벌리고 거드름을 피운다. “그럼~. 우리 친구지. 딱 이 정도 거리감이랄까.” 부스럼으로 갈등이라도 생겼다면 바로 그간의 있으나 마나 한 친분은 리스트에서 지워버리고 관계를 리셋해 버리곤 한다. 다정하게 굴어도 늘 약간씩은 불퉁한 구석이 있고, 호의를 건넨다면 그것은 단순한 도움의 손길이 아닌 기분 나쁜 베풂일 때가 많다. 재수 없다며 일갈 당할 때마다 콩은 그런 감정싸움조차 쿨하지 못한 것이라며 웃음으로 응수하곤 했다.
호불호가 몹시 강하여 좋아하는 것은 광적으로 좋아하며, 그것은 그냥 그 자체로 옳은 것이다. 반면 싫어하는 것은 집요하게, 일관적으로 싫어하며, 누구에게나 그 이유를 설명할 준비가 되어있고, 절대로 회복하여 주지도 않는다. 당한 일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복수를 다짐 하나 피해를 준 일에 대해서는 무심하게도 잊어버리곤 하니 그야말로 “내 이야기만 로맨스이고, 남 얘기라면 불륜이다”. 특별히 관심을 쏟을 상황이 아니라면 완전히 모르는 사람처럼 구는 일이 적지 않다.
/ 치사함, 능구렁이 궤변가, 겉도 속도 시꺼멓다
듣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상당히 구차한 화법의 소유자이며 실제 행실도 그렇게 다르지 않다. 타인의 평가자가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짜릿한 우월감을 가져다주지 않던가. 본인은 특별히 착한 일도 나쁜 일도 하지 않지만 벌어진 일에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것에는 적극적이고, 누구의 편도 들지 않지만, 한마디 거드는 것에는 빠지지 않는 편리한 역할로 컨셉을 완전히 굳힌 듯하다. 어떤 일이든 주도하거나 거들지는 않지만, 비스듬히 끼어있는 방관자 역할로서 그 존재감은 알게 모르게 기억되는 편이라, 결정적으로 그것이 콩의 진짜 짜증 나는 점이다.“지금도 귓가에 잘난 비아냥이 아른거리는 것 같아. 으!”꽤 여러 사람의 증언이 잇따른다.
공부 머리는 몰라도 잔머리엔 능숙한 것 같다. 단어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이리저리 잘 빠져나가는 궤변가이지만, 누군가를 변호하는 등 세상에 좋은 일로는 쓸 생각이 없고, 그럴 의리도 없다. 한 마디로 입만 살았다. 심심할 때마다 별것도 아닌 표현을 말꼬리 잡아 시간을 보낸다거나, ‘X’로 끝나는 끝말잇기를 시작하는 등 상대를 피곤하고 질리게 만드는 괴롭힘을 은근 즐긴다. 관심이 있는 이상하고 괴짜스러운 부분에서 잡학 다식하고 유머를 사랑하며, 비뚠 위트에서는 세상사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기까지 한다. 좀 짜증이 날 뿐 특별히 성품까지 수렁에 빠진 똥통 불량아는 아니기에 소통의 결이 맞는 사람과는 무난하게 잘 지낸다. 물론 공통적으로 “친구놀이를 하는 게 아니”라는 발언이 짜증 난다는 얘기는 있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니 말만 좀 예쁘게 하면 나쁘지 않은 성격인데, 그걸 안 한다. 그런 지적을 들으면 “‘어’ 다르고 ‘아’ 다른데, 그걸 아는 사람이 좀 곱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거야?”식의 말장난 대답을 들려준다.
/ 진지하지 못함, 태연자약, 뭐 먹을래? “아무거나”
‘꿈은 없어요’, ‘미래는 몰라요’의 전형.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불량아는 아니다. 진취적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사람을 반사회적이라 규정하는 사회는 잔인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진로가 명확하지 않고, 굳이 정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 장래에 대한 이야기는 비실거리는 웃음과 말장난으로 흘려버리고, 진지한 순간에 고급 유우머를 구사하는 등의 장난으로 회피해 버린다.
근본적으로는 선한 사람이다. 곧잘 변죽을 울리지만,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고, 나름의 협조성이 있어 맞지 않는 사회적 합의에도 몸을 굽혀 준다. 즉 콩에게도 착한 것은 좋은 것, 나쁜 것은 나쁜 것이라는 인지는 제대로 박혀 있고, 매번 비뚠 말을 하지만 리틀 워닝에서도 특별히 사이 나쁜 이 없이 잘 지낸다. 일상의 사소한 부분-소음, 잠자리, 거슬리는 촉감, 말투라거나…-은 예민하게 잘 캐치하면서 거시적인 조망은 아주 형편없어서, 답답한 것을 싫어하는 급한 성격이지만 계획 세우기는 빵점이다. 즉흥적이고 갑작스러운 사건에는 흥미를 느끼며, 반대로 모든 것이 규정되어 딱딱 정해진 곳에서는 선 바깥에서만 흥미를 느낀다. 어떤 환경으로 가더라도 개성 있음에 속하는 위치를 차지해 버리곤 하는 콩은, 이 틈에서의 시간을 제법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소지품
- 작은 액세서리 상자(싸구려 귀걸이 십여 쌍이 들어있다. 항시 소지하는 듯하다.)
- 우산(별다른 무늬가 없는 남색 장우산. 그게 다다.)
- 기타 가방 (리틀 워닝에는 기타가 있고, 콩에게는 기타 가방이 있다. 기타 가방을 비우는 것의 장점은, 대신하여 이것저것 넣을 수 있다는 것뿐이다. 어쩌면 장우산마저도.)
- 베레모(담갈색, 특별한 일이 없다면 늘 착용 상태)
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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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소재 실재하는 전쟁사에 대한 언급: 베트남전쟁
Q. 매력적인 사람의 조건은?
A. (공란)
B. 비밀이 많은 것.
- 꽁롱응웬 / Qong Luong Nguyen / Qong Luong Nguyễn
미국식 이름은 콜론 응우옌 Conlon Nguyen
12월 25일생, Rh+A형, 부모와 조부모, 그리고 동생을 포함하여 총6인 가정
콩 자신을 포함하여 총 두 명의 자녀 중 첫째. 의외로 순순히 말 잘 듣는 기특한 첫애 역할은 따냈지만, 미래가 촉망받는 우등생 역할은 따 내지 못했다. - 성격
감수성이 풍부하고 눈물이 많다. 다만 그렇게 보이는 것은 싫어하기에 허세가 강하고 자존심도 세다. 사교적인 편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것은 확실히 좋아하는 성격으로 의리가 확실하고 나름 배려심 깊은 태도를 갖고 있었지만, 소중했던 친구와 크게 다툰 뒤로 상처를 입은 것인지, 이미지를 완전히 변신하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사건 이후 시니컬하고 껄렁한 성격으로 바뀐 콩에게도 여전히 친구는 있었지만, 일부러 친한 사이임을 부정한다거나, ‘내가 세상을 따돌리는 것’이라며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는 등 훨씬 재수 없어졌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며 기대감에는 그 이상의 부담감을 함께 느낀다. 스스로 ‘쟨 어차피 저런 애니까’라는 평가를 받는 손쉽고 편리한 길을 선택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진취적인 미래에는 관심 없고, 밴드 음악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아마추어의 아마추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시기 음악가를 진로로 삼을 생각은 사라졌다. 애초에 왜 위대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발전’하고 ‘전진’해야 하며 개천에서 날아오르는 ‘용’이 되어야 한다는 세상의 비전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 베트남 계 미국인
남베트남계 이민 2세대. 베트남인이었던 조부모와 부친이 미국으로 넘어온 후, 다른 동아시아 혼혈 미국인과 결합하여 이룬 가정. 미국에 완전히 귀의한 미국 국적 보유자. 이주 직후부터 현재까지 오리건 내 이주민 커뮤니티 타운 내에서 거주 중이다. 이사는 몇 번 했지만, 주변을 빙빙 도는 정도로, 지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학교도, 아르바이트도 지역에서 쭉 다녔다. 가톨릭은 조부모 때부터의 모태신앙이며, 본인도 당연하게 가톨릭계 신자가 되었다.
정체성 유지가 중요하다는 조부모 주장과 자녀가 사회에 잘 섞이기를 바랐던 부모의 주장 대립의 결과로, 영어식 발음이 무난하며 단순한 베트남식 이름을 얻게 되었다.
어쨌든 미국식 이름도 있다; 콜론Conlon(발음상 n이 묵음 되므로 그냥 [콜;론])
그러나 결국 스펠링을 미국식 발음으로 좀 다듬어놓은 정도고, “콩”이 훨씬 더 편히 줄여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호칭은 콩을 선호한다. 타인이 자신의 전체 이름을 우스꽝스럽게 발음하는 것을 싫어하며, 종종 일방적 관계 리셋의 이유가 된다.
이런 이유로 리틀 워닝에서 자신의 이름 전체를 밝힌 적은 없다. 싸우고 싶지 않으니까.
1961년 현재, 집안의 조국이라고 할 수 있는 베트남과, 개인의 조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간의 정세 불안으로 인하여 리틀 워닝 내에서 정확한 출신지를 말하는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 1960년~1975년 중 미국-남베트남 동맹과 북베트남-베트콩 동맹 사이의 전쟁. 설령 조국의 적이 개인의 적이 아니라 할지라도, 심지어 미국과 남베트남이 친구 관계라고 할지라도 꺼림칙한 문제에는 예민하게 굴 필요가 있다. - 리틀 워닝, 그 이전
선천적 이유로 머리카락과 눈썹이 없다. 건강상의 문제는 전혀 없지만, 그런 오해는 심심찮게 받는다. 가장 많이 겪는 일상적 불편함이 훑어보는 타인의 시선일 정도. 그러나 비뚤어진 성격에 뚜렷하게 그렇다, 아니다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선 소아암 투병을 한 것이 아니냐느니, 시한부라느니 등등의 소문도 떠돌았다. 특히 이것은 가족과 함께 다니던 노인 신자 위주의 성당을 그만두고 교회로 옮긴 이유이기도 하다.
어릴 적, 그러니까 지금보다 훨씬 예민했던 10대 초반의 청소년기까지는 그런 시선에 상당히 민감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던 모양. 학창 생활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발과 함께하다가, 어쩌다 그 사실이 드러나면 전학을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처음엔 콩의 여린 감수성을 걱정한 부모님이 그것을 허락했지만, 좀 자라고 나이 터울 있는 동생의 양육에 부모님이 관심을 기울이면서 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적어도 13살 때까지는 가발을 썼다. 당시 학교 친구이며 동네 친구였던 핀이 교회를 함께 다닐 것을 권유하고, 계속 어울리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상당히 오래 알고 지냈었고, 상호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였다. 콩이 가발을 벗고 타인의 시선을 좀 덜 신경 쓰기 시작한 것도 핀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핀 역시 상당한 괴짜에 두드러지는 외관은 개성이라고 생각하는 이단아였기 때문이다. - 핀치 맥워드
애칭 핀. 나란히 10학년에 진입하던 시기 함께 학교 동아리에서 기타를 배우고, 그룹 음악으로 성공한다는 농담 섞인 진로도 이야기했다. 단짝을 넘어 소울메이트를 자칭했던 두 사람은 점점 더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핀이 콩에게 꽤 큰 돈을 빌린다. 콩에게 거금 따위 있을 리 없으니 콩은 부모님의 돈에 손을 댄다. 사실을 알게 된 콩의 부모님이 노발대발하며 돈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핀은 이미 쓴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 핀의 부모님은 핀을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했다.
우정과 집안, 콩은 선택을 강요받았고 우정을 선택했다. 말마따나 그 불량아와는 계속 어울렸다. 이를 계기로 부모님과의 사이는 몹시 나빠졌고, 행실도 다소 비뚤어졌다. 그러나 어느 날 핀은 더 쿨한 친구가 생겼음을 이유로 콩을 배신했다.
돈과 부모님도 갈라놓지 못한 우정은 이런 시시한 청소년기의 변덕으로 인하여 박살이 났다.
콩과 핀은 졸렬한 개싸움으로 관계를 끝냈고, 나아가 인사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콩이 교회 내에서 핀이 금전을 갈취했다는 소문을 퍼뜨리자, 핀은 더 이상 교회에도 다니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부터는 핀이 동네의 다른 교회로 나가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이내 더 이상 소식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핀이 그런 식으로 만만한 친구들의 돈을 갈취해 온 싹수 나쁜 학생이란 소문도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진위가 확실하진 않다. 어쨌든, 지역 소문이 나빠져 맥워드 일가가 이사하기라도 한 것인지 그 이후 핀을 본 사람은 없다.
그리고 같은 시기, 1954년 12월 25일의 어느 저녁, 가족과의 크리스마스겸 생일파티를 슬쩍 벗어나 핀의 존재를 수소문하던 콩은 이제는 비어버린 전 맥워드 일가의 창문을 통하여 틈 너머의 폐허를 보게 된다. 틈 속에 발을 들이게 된 콩은 확신했다. 핀이 자신의 집요함을 피하여 이곳으로 도망쳤고, 핀을 찾기 위해 리틀 워닝이 자신에게 틈을 열어준 것이라고. - 리틀 워닝 701호실에 있는 기타는 핀치 맥워드의 것이다. 자세히 살피면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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