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2
공격력 2
방어력 1
응용력 3
정신력 3
ONELINE

응, 친구가 생긴다니 기뻐.

그 거창한 유명세에 비하면, 올리는 지극히 시시한 걸음걸이의 별볼 것 없는 보통 사람처럼 생겼다. 으레 이 나이의 잘 사는 애들처럼 제 앞가림도 못할 듯한 유약한 모범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지런히 묶인 당근색 꽁지나 일자로 빗겨 내려온 앞머리같은 것들은 그에게 닿은 좋은 어른의 손길을 시사했다. 키로 자랄 것이 분명한 통통한 몸에도 길고 넉넉한 모직코트는 원단 질이 좋고 솔기가 단단하며, 떨어지는 폼이 뜨지 않고 얌전한 것이었다. 그러나 어른이 돌아가고 그 엄격한 주의소리가 귓전에서 잊히기도 전에 올리는 평온한 얼굴로 머리칼을 훌훌 흩고 코트에는 물감을 묻혀 기껏 들인 애정의 보람을 망치고는, 더벅한 앞머리 사이로 장난스러운 파란 눈동자를 빛내는 짓궂은 꼬맹이로 돌아갔다. 그리곤 불세출의 천재 화가-막내 다자루스이며 신 후보생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서 우리에게 합류하게 되었다. “응, 친구가 생긴다니 기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올리의 손은 늘 더러웠다. 키는 작았지만 몸은 약간 통통해 가벼워보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걸음걸이도 건들건들 느린 녀석이 한눈 팔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니 옷은 더 더러웠고, 신발은 그보다 훨씬 더 더러웠지만 본인은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식사를 하거나 일상생활을 했다. 실제로 제 앞가림에는 완전히 무신경한 모습이었다. 모범생의 모습도 아니었지만.

스피릿은 환상. 자신이 직조한 환상을 주변의 지형지물에 덧씌워 정교한 환영을 잣는다. 에테르가 그의 물감이 되기도 하고, 손이 되기도 하며, 도처가 그의 캔버스가 된다. 왜곡된 진실은 현실 감각을 유린하고, 고립시키고, 길을 잃게 만들어 결국엔 막다른 길에 부닥치게 한다.
이러한 스피릿의 구현에 성공한 이후로도 올리는 붓을 놓지 않았다.“이렇게 쉽게 보여줄 수 있는 거였다면 왜 지금까지 그림을 그렸던 걸까?” 심술궂은 한 마디를 덧붙이면서. 

생애

10월 9일, 센티아의 아폴리, 예술가 집안 ‘다자루스'에서 손위형제를 다섯이나 둔 막내로 태어났고, 평생을 그곳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신문명 893년, 17세의 올리오리올라


올리에게는 시력이 거의 없다. 여섯 살 때 열병을 앓아 반 맹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한 순간도 붓을 손에서 놓은 적 없이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겨우 형체나 명암 구분만이 가능할 시야를 옮겨 화려한 색채를 덧입힌 올리의 작품은‘논리적인 물리세계에 작가 영감의 원천이 되는 혼돈을 편입한 시도이면서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 있고, 관람자에게는 지금껏 발견하지 못했던 거울 속 세계의 입구를 열어주는 것처럼 오묘하고 그리운 느낌을 준다.’ …그런 이유로 올리가 열 두살에 그린 작품 <마당>이 고가에 경매되며 올리는 반짝 유명해졌고, 그의 사정이 알려져 한계를 극복한 노력형 신예로서 주목받았으며, 에테르 감응에 있어 월등한 능력을 보유하였음이 알려져 에테르와 제7의 유사 초감각의 관련성이 제기되었다. 올리는 신 후보자로 발탁되어 센티아라로 입성하기 직전까지 작품활동을 해 왔다.

…그렇게 알려졌지만 우리가 보아온 올리에게 노력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올리의 손 끝에서 창조되는 세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지만, 올리는 단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자신의 욕구불만을 붓으로 풀 뿐으로 보인다. 올리의 기행은 공공시설의 복도나 벽에도 이어져 가끔은 없던 낙서나 색채가 하룻밤 사이에 생겨 있기도 한다. 꾸중에 개의치 않음을 넘어 그러한 관심을 은근히 즐기는 것처럼도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하여 발언하면 올리는 수줍게 웃으며 주제를 회피해버릴 뿐이다.


관찰

길 잃은 환상

미성숙 / 몽상가 / 무분별


차세대의 신을 모아 놓은 곳이니만큼 모두가 별났지만, 신 후보생이라는 화려한 별칭 이전 올리는 시대를 관통하는 신예 화가로 더욱 유명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보기에 그가 가진 특별남이란 그런 종류의 명예로 만들어져 커튼처럼 그와 우리 사이에 드리워진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가 타인과 벌린 한 꺼풀 정도의 유치한 거리감에서 비롯된다. 불쑥불쑥 기분파라거나, 충동적이라거나, 가끔 이상한 곳에서 부리는 고집은 그냥 덜 자란 꼬맹이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매사에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사람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않는다거나, 주변을 잊고 정신 없이 어딘가에 빠져들 때, 현실로 돌아올 때마다 비치는 아쉬움과 갈망을 보고 있자면 현실의 물정 따위는 그에게 하나도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 인류에게 닥친 사정, 심지어는 신이나 성역의 미래 같은 것들마저 올리에게는 슥 문질러 닦는 손의 얼룩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를 보고 있자면 유치한 신비주의에 일상의 소중한 찰나를 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조차 있었다….

단 한 가지, 올리가 진지하게 상대하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 뿐이다. 올리가 무던히도 평범히 걸어갈 때, 그의 정신은 거울에 비친 상처럼 또 다른 충만한 세계로 뻗어나가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그것은 예술적 영감에 몰두한다기보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빨려들어가는 모양새로, 떠날 채비가 되지 않은 여행길을 무턱대고 출발하려는 것과 비슷한 불안감을 주었다. 그러다 결국 올리가 붓을 잡기 시작하여 몇날 며칠 자신을 쏟아 붓는 네모난 풍경은 몹시 아름다운 황홀경이 되어 나타난다. 스스로가 켜켜히 쌓은 견고한 환상을 눈앞에 두고 진이 다 빠져 서 있을 때에야 그는 진정으로 편안해보이거나, 스스로 행복하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그린 그림을 곧잘 내버리거나 성의 없이 대하는 행동은 더욱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스스로도 어떻게 대하면 좋은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올리는 종잡을 수가 없다. 사회화가 덜 된 동물 같다고 할까, 고분고분 남의 말을 잘 듣고 맞장구 치다가도 퉁 퉁겨져 나와 다른 곳으로 사라지기 일쑤다. 과거의 행적이나 부유한 집안사정 때문에라도 올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또래는 있었다. 그러나 올리의 관념은 항상 누구의 것과도 들어 맞지 않은 채 튕겨나갔고, 지식적으로는 해박한 데 반해 상식에 있어서는 철 없다 못해 무뢰할 지경이었으며, 결정적으로는 천진무구하게 인사를 나누고 다음 만남에 돌변하는 등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다. 이에 그는 너그럽게 많이 웃고 장난을 치거나 일탈에 어울렸고, 아주 가끔은 건설적인 토론에 참여하여 영특한 결론을 내기도 했지만, 그의 친절이 무관심에서 비롯되어 있음은 누구에게라도 명확한 것이다. 내가 아는 올리는 단 한 순간도 우리 곁에 진정으로 속했던 적이 없다. 올리는 늘 다른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우리가 아는 올리

  • 시력은 거의 없지만 앞을 보는 사람과 유사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다. 본인 말로는 “그냥 느끼면 된다”는데 영 이해하기 어려운 매커니즘으로, 그는 에테르와 스피릿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고 상호작용한다.
  • 말투는 반말. 표현이 짧게 끊어지거나 말하려던 내용을 잊어 어영부영 끝나는 경우도 부기지수다. 말솜씨의 문제라기보다는 성의가 없다.
  • 예외적으로 인솔자나 보호자 역할을 하는 어른에게 얌전한 존대를 사용하는데, 소극적으로 어영부영 굴면서 뒤로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한다. 영악하기 짝이 없다. 
  • 몇 가지 필기구와 종이 묶음으로 된 연습장을 꼭 가지고 다닌다.
  • 곧잘 불도 켜지지 않은 방에 틀어박히곤 한다. 물론, 높은 확률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붓과 팔레트나이프, 스펀지, 스텐실, 때로는 손과 팔뚝으로도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통에 온갖 곳이 지저분하다. 안료는 집에서 보내온 것으로 그는 늘 물감과 기름 냄새를 풍긴다.
  • 더운 날보다는 추운 날을 선호하고, 단정한 옷차림은 답답해하고 온갖 자극에 예민한 편에 속한다.
  • 야채를 편식한다. 입은 늘상 짧은 데 반해 식욕은 들쭉날쭉하다. 내키는대로 먹고, 어떤 날은 아예 그렇지 않고, 그런 식이다.
  • 나름 예술가라 미적인 가치에 민감하고, 또 까다롭다. 그러나 기준은 오로지 올리 자신의 것이라 타인은 이해하기 어렵다.

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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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소재 없음 

그러나 진짜여야 하는 것이 한 가지는 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이 진짜로 이 세상에 속해 있다고 느낀 적이 없다.
어렸을 적엔 몸이 약하고 병을 앓았기에 특별취급을 받았다. 조금 자라서는 재능을 인정받았기에 또래와 떨어져 홀로 다른 생활을 해 왔다. 그럼에도 외로움을 느낄 새는 없었다. 그의 부모는 그를 정말이지 오냐오냐 대했고, 가족과 친구들의 동경어린 질투는 예술이라는 장르 이해의 반석 위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그러한 유년기를 지나며 올리에게는 자신만의 상상 속으로 파고들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올리는 그의 머릿속이 투사하여 보여주는 것들이 현실의 것이 아님은 아주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자신의 특별한 재능이며, 남들과 다른 부분이라는 것 까지도.

…그렇다면 어디서부터가 현실이란 말인가? 부모님은? 형제 자매는? 나의 그림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면 그 자신은 유난히 매끄러운 삶을 살아온 것 같다고, 올리는 어느 날 문득 떠올렸다. 그러나 진짜여야 하는 것이 한 가지는 있다. 페이마 다자루스와 아르키에데라 다자루스가 가짜이고 신 후보자가 가짜이고 성역과 신이 가짜라고 할 지라도 이 손이 그려내는 한 점의 푸른 캔버스만은 진심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그 자신이 증명해야 한다. 납득시켜야 한다. 속해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세계를 재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스피릿을 구현할 때마다 화가로서의 시간이 부정당하는 듯한 기분은 왜일까?

배경설정

페이마 다자루스

‘다자루스’ 
집안의 선조인 페이마 다자루스는 과거 성역 센티아라가 건설되던 그 동시기를 살았던 건축 예술가로, 센티아라와 담벼락을 나란히 두고 있는 외곽 도시 계획에 관여했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 파이아키아의 그늘에 가려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그는 화가였지만, 상기한 이유로 사실주의적 회화보다는 조각이, 조각보다는 건축물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센티아에 닿은 그의 손길은 공영공원 보도블럭에 새겨진 양각 패턴에서부터 교회 지붕의 장식 양식, 조각상, 실내 벽화나 천장화 등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센티아의 발전기와 거의 동시에 그는 요절했고, 자녀들이 센티아 중앙 아폴리에 자리잡아 예술인 집안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아폴리에 위치한 가장 큰 화실 “푸른 집"은 현재 올리의 모친인 아르키에데라 다자루스가 운영중이다.

아폴리

성역 인근의 주요 거점 도시로, 센티아라와 가까이 위치하여 치안이 좋고 그에 따라 경제수준도 부유한 편이다. 교육과 문화 수준 역시 평균을 웃돈다.
페이마 다자루스의 영향으로 예술직 종사자가 다수이며 일종의 예술인 거리같은 것이 형성되어 있다. 가내수공업 등으로 공예품이 생산되기는 하나, 공업이나 생산업은 전무하며 식량은 100%를 외부에 의존한다. 따라서 도시의 수입은 대부분 아폴리 바깥에서 발생하며, 거점도시로서 이동하는 인구의 자본만으로도 도시가 지탱된다.


푸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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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명 903년 시점(10년 후, 챕터2)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설정은 같음!)

거주지 Blue house in Apoli

아폴리의 에피소폴리스, 예술인거리 제1구역 754번지 3층 8번째 방 올리오리올라 다자루스 귀하.

아폴리 외곽 에피소폴리스 소재지 최고 예술회관. 페이마 다자루스의 도시 건설 사업은 센티아 중앙에 포스트-르네상스 장식예술을 정착시켰다. 그의 직계 후손이 설립하여 대대손손 운영하고 있는 센티아 중앙 예술인 조합이자 화실이며 공방. 그곳은 장인과 화가를 양성하고 센티아라를 ‘성역답게’ 만드는 신앙 사업에 일조한다. 최근 성역에서 수주받는 일거리는 올리오리올라가 물어다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래 외부 방문객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의 유명세로 인파가 몰려-사실 별로 싫지 않은-골머리를 앓고 있기에 초대객과 승인된 조합원만 들인다. 숨길 것도 없이 푸른 집의 권위는 올리오리올라의 이름을 타고 점점 드높게 날개짓하고 있다.

하얀 돌을 가공해 만든 높은 담벼락 사이의 철문을 지나면 그곳은 바깥의 난리통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세상인 것만 같다. 저마다의 치열함과 고민을 끌어 안는 바람에 세상의 위기 따위 돌아볼 틈이 없는 장인들이 빈 캔버스를 바라보며 머리를 쥐뜯거나 열정 쏟는 퍼포먼스를 한다. 통 넓은 청바지를 입은 도제들이 삼삼오오 돌아다니며 걷은 팔로 나무 틀을 자르고 짜 맞추는 크고 작은 톱질이 기분 좋게 소란스럽다. 안료를 배합하여 물감을 만드는 배합동과 타일 디자인의 시행착오를 거치기 위한 전기 가마동에 UV인쇄실이 달렸다. 기계 중 일부는 에테르 하이테크놀로지로 돌아가지만, 여전히 어떤 장인은 고루한 과정적 전통주의를 고집한다. 하여튼 예술가란 족속들이란….
정원과 배합동 사이를 가로지르면 실질적으로 이론 수업과 실기가 이루어지는 거대한 강당을 겸한 홀이 있고, 전시실이 여럿 달린 미술관이 있다. 다리처럼 그늘을 드리운 통로 위를 가로지르면 그곳이 예술인거리 제1구역이라고 불리우는 곳의 754번지이며, 학생과 귀빈들이 머무는 5층짜리 숙소 건물이다. 3층 여덟번째 방으로 향한다면 올리를 만날 수 있다.

생명력 2
공격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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