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2
공격력 4
방어력 3
응용력 5
정신력 2
ONELINE

응, 네게 선물할 수 있다니 기뻐.

올리오리올라

우리는 올리가 신의 이름을 둘러싼 거창함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수밖엔 없었다. 혹은 후보자들끼리 서로를 취급하는 방식에 적응했다든지, 기적적인 재사회화에 성공했다거나? 뭐든지 좋다. 적어도 적절한 때 부드러운 포옹을 건넬 줄 알게 되었다거나 동떨어진 채 자신만의 공상으로 빠져드는 일을 그만두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올리는 원천을 개방했다.늘 우리에게 건네 줄 환상의 조각을 갖고 있다. 올리가 걸음하면 환상은 그를 따라 천정과 벽면을 비추고, 걸음을 멈추면 바닥으로 고인 환상이 파도처럼 부서져 오전의 햇살 속으로 스민다. 이것들을 고작 네모난 캔버스에 묻혀 간직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모욕으로 느껴질 정도다. 빈 캔버스 앞에서 머리를 쥐뜯는 일이 늘었을지언정, 올리는 취해 있으면서도 우리에게로 돌아오려고 했다. “네게 선물할 수 있다니 기뻐.”
우리가 알던 올리의 성격이며 생활을 고려한다면 의외로 잘 관리된, 얌전하고 차분한 모습을 유지한다. 햇빛을 받아 푸스러진 오렌지 색 머리칼은 색이 바라가는 장미목을 연상케 한다. 뒷목 부근에서 꽁지가 묶일 정도를 선호하는 듯 했지만, 머리를 자르는 일은 그의 소관이 아니기에 길이는 나타날 때마다 들쭉날쭉했거니와, 깔끔히 묶고 다니는 일보다는 스카프로 총기만 갈무리하고 나타날 때가 많았다. 올리는 자신의 눈이 파란색이라는 사실에 합의했다. 그는 센티아에 머무르며 벽화 작업을 오래 했는데, 그 때문에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이 꽤나 익숙해진 것처럼 보였고, 가끔은 옷매무새를 신경 쓰는 충격적인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여전히 말이 통하지 않는 구석은 있었지만, 그의 세계는 확실히 우리에게로 기울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올리는 늘 손을 더럽혔지만, 애시당초 그는 마음껏 더러워지기 위해 존재하는 연회색의 데님 작업복과 함께했거나,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사석에서는 아예 붓을 들고 다니지조차 않았다.


생애

미궁 따윈 없다. 완성된 괴물도 없다.
한낱, 한낱 인간일 뿐.


신문명 903, 27세의 올리오리올라


올리오리올라 다자루스. 센티아의 아폴리가 배출한 위대한 천재 맹인 화가.
예술가들은 이 이름에 경애하고, 이 이름을 질투한다.


현재 성역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센티아라 전역의 벽화 작업에 몰두한 지 10년 째. 또 다시 성역의 부름을 받고 요새로 향했다.
새로운 신이 태어나면 그의 자화상이 성역 요새의 천장화-비유적인 얘기다-로 남겨지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인물들이 있다. 올리오리올라의 추종자이자 성역 질서 수호의 옹호자인 그들은 센티아라를 거점으로 두고 활동하며 도시의 치안사상과 전통주의를 지킨다. 올리는 말리지 않는 것으로 그들에게 동조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올리

  • 여전히 맹인. 행동과 걸음이 느리고, 앞을 볼 수 없어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뛰어난 재능을 지녔고, 이것이 천재성의 원천으로 이어졌다.  
  •  여전히 예술가. 회화가로서 자존심이 강하고 타협은 없다.
  • 격식을 차릴 줄은 알지만, 대체로 상대를 평대하거나 하대한다. 
  •  생활 습관은 들쭉날쭉하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그런 식이다. 자기관리를 통 안(못)하는 통에 요새 바깥에선 생활을 돕는 사용인이 붙어있다. 올리는 ‘세시오’라고 부른다. 
  •  편식도 있다. 향이 강한 음식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엔 입을 대지 않는다. 
  • 손에 묻는 종류의 소스 음식도 싫어한다. 물감 묻은 손은 잘만 먹으면서.
  • 센티아라 바깥의 상황은 알고 있다. 그래서 올리가 그것을 신경 쓰냐면…. 글쎄, 안타까운 일이라고는 생각한다.
  • 우리가 교육과 회의를 위하여 센티아라를 오가는 동안, 센티아라 곳곳에는 성역의 주도 하 도시 벽화 사업이 진행되었다. 개중 올리의 손에 의하여 그려진 것이 분명한 것들이 있다. 
  • 맨 벽에 상처를 벌리고 통로를 잇는 색채의 향연. 우리는 그곳에서 익숙한 환상에테르의 냄새를 맡는다.

관찰


망집의 미궁

미상 / 모순 / 무지


우리 모두 올리가 범인은 결코 아니지만, 마냥 특별난 사람도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그는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을 은연 중에 경멸하는 오만한 거장인 한편, 빌어먹게도 유복하고 재수 없는 꼬맹이였다. 아는 사람이 보기에 그의 문제점은 예술가로서의 재능이 너무 탁월했던 탓에 있었는데, 반면에 보이지 않는 앎의 함정에 빠져 오랜 의심을 열병처럼 앓았다. -이를테면 우리는 올리의 눈이 파란색임을 알려줄 수 있었지만, 그는 파란색이란 게 세상에 존재키나 하는지 의심하는 데에 인생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객관의 맹점에 위치한 사람으로서 올리는 세상의 규칙을 신뢰한 적이 없다. 맹인은 앞을 볼 수 없다는 것, 날이 저물면 밤이 몰려온다는 것, 물은 아래로 흐르고 불꽃은 위로 피어오른다는 것, 오후 다섯 시의 비스듬한 저녁 햇살, 온수로 우린 차의 들쩍지근한 향기, 맞잡은 손바닥의 체온, 가족의 사랑, 주변인, 친구…. 그리하여 그는 우리에게 한 톨의 믿음을 기대한 적이 없다. 우리는 일 년간 올리에게 갑자기 그의 집을 불쑥 찾아간 불청객이라도 되는 듯한 시선을 받으며 그의 회랑 아래를 걷고 그의 하늘을 노닐었으며, 그의 손을 닦아 주었다. 그의 관념 속에서 섭리나 모순에 대하여 토론하거나 그의 식탁 위에서 포만과 허기에 관하여 설명하여야 했다. 내키기만 한다면 그는 최고의 논쟁 상대가 되어 주었다. 지독한 유흥이다. 지독한 도피다.

그러나 우리가 올리의 공상을 뒤흔들어놓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것은 내린 빗물이 둑을 채우는 것과 같은, 아주 조용하나 이치에 부합하는 현상으로, 환상은 스스로 틈을 벌려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올리는 종종 스스로의 ‘현실’과 우리의 ‘환상’ 중 어떤 것을 믿고 싶어하는지 헷갈려하기 시작했다. 올리는 우리의 ‘환상’에 대하여 질문하거나, 그의 ‘현실’에 대하여 진지하고 장황하게 답했다. 올리는 파란색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싶은 것을 견디지 못해 커다란 캔버스에 ‘파란색’을 가득 칠해 건네주었다. 올리는 거대한 몰이해의 외로움에 익사해가는 사람 같았다. 올리는 동조자로서 우리를 갈애했으나 세상의 모든 것이 자신의 망상이 직조해 낸 그럴듯한 허구라는, 오래된 믿음에 반발하지도 않았다. 분열된 믿음은 때때로 그를 몹시 화나게 했고 격한 광증으로 몰았다. 집요하게 올리를 붙들던 신비의 원천이 그를 돌려주려는 것인지, 주인의 영혼을 혼란 속에서 파멸시키려는 것인지 우리로서는 도저히 분간할 수가 없었다. 
확실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분개한 것 또한 그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이제 어디로도 분별되지 않는 무지의 안쪽이 일어나 그를 포옹하고는 배신한다. 이리로 와, 안쪽으로, 안쪽으로….

드물지만, 올리는 여전히 그림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정신없이 올을 풀기 시작한 환상을 대가로 캔버스는 불신의 격정으로 부풀어 완벽의 정중앙으로 수렴한다. 바라보면 허실 없이 헛숨을 들이키게 하는 작품미궁의 입구가  입을 벌린다. 슬프면서도 벅찬, 형용할 수 없는 무절제의 균형을 우리는 무어라 표현하면 좋을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직관적으로 깨닫는다. 경이 위의 완전함은 존재한다는 것을. 신비를 진실로 감각할 수 있다는 것을. 재능을 논하기 이전 이미 완성된 괴물이 이곳에 살고 있다.


배경설정

페이마 다자루스

‘다자루스’
집안의 선조인 페이마 다자루스는 과거 성역 센티아라가 건설되던 그 동시기를 살았던 건축 예술가로, 센티아라와 담벼락을 나란히 두고 있는 외곽 도시 계획에 관여했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 파이아키아의 그늘에 가려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그는 화가였지만, 상기한 이유로 사실주의적 회화보다는 조각이, 조각보다는 건축물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센티아에 닿은 그의 손길은 공영공원 보도블럭에 새겨진 양각 패턴에서부터 교회 지붕의 장식 양식, 조각상, 실내 벽화나 천장화 등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센티아의 발전기와 거의 동시에 그는 요절했고, 자녀들이 센티아 중앙 아폴리에 자리잡아 예술인 집안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아폴리에 위치한 가장 큰 화실 “푸른 집"은 현재 올리의 모친인 아르키에데라 다자루스가 운영중이다.

아폴리

성역 인근의 주요 거점 도시로, 센티아라와 가까이 위치하여 치안이 좋고 그에 따라 경제수준도 부유한 편이다. 교육과 문화 수준 역시 평균을 웃돈다.
페이마 다자루스의 영향으로 예술직 종사자가 다수이며 일종의 예술인 거리같은 것이 형성되어 있다. 가내수공업 등으로 공예품이 생산되기는 하나, 공업이나 생산업은 전무하며 식량은 100%를 외부에 의존한다. 따라서 도시의 수입은 대부분 아폴리 바깥에서 발생하며, 거점도시로서 이동하는 인구의 자본만으로도 도시가 지탱된다.


푸른 집

!

신문명 903년 시점(10년 후, 챕터2)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설정은 같음!)

거주지 Blue house in Apoli

아폴리의 에피소폴리스, 예술인거리 제1구역 754번지 3층 8번째 방 올리오리올라 다자루스 귀하.

아폴리 외곽 에피소폴리스 소재지 최고 예술회관. 페이마 다자루스의 도시 건설 사업은 센티아 중앙에 포스트-르네상스 장식예술을 정착시켰다. 그의 직계 후손이 설립하여 대대손손 운영하고 있는 센티아 중앙 예술인 조합이자 화실이며 공방. 그곳은 장인과 화가를 양성하고 센티아라를 ‘성역답게’ 만드는 신앙 사업에 일조한다. 최근 성역에서 수주받는 일거리는 올리오리올라가 물어다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래 외부 방문객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의 유명세로 인파가 몰려-사실 별로 싫지 않은-골머리를 앓고 있기에 초대객과 승인된 조합원만 들인다. 숨길 것도 없이 푸른 집의 권위는 올리오리올라의 이름을 타고 점점 드높게 날개짓하고 있다.

하얀 돌을 가공해 만든 높은 담벼락 사이의 철문을 지나면 그곳은 바깥의 난리통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세상인 것만 같다. 저마다의 치열함과 고민을 끌어 안는 바람에 세상의 위기 따위 돌아볼 틈이 없는 장인들이 빈 캔버스를 바라보며 머리를 쥐뜯거나 열정 쏟는 퍼포먼스를 한다. 통 넓은 청바지를 입은 도제들이 삼삼오오 돌아다니며 걷은 팔로 나무 틀을 자르고 짜 맞추는 크고 작은 톱질이 기분 좋게 소란스럽다. 안료를 배합하여 물감을 만드는 배합동과 타일 디자인의 시행착오를 거치기 위한 전기 가마동에 UV인쇄실이 달렸다. 기계 중 일부는 에테르 하이테크놀로지로 돌아가지만, 여전히 어떤 장인은 고루한 과정적 전통주의를 고집한다. 하여튼 예술가란 족속들이란….
정원과 배합동 사이를 가로지르면 실질적으로 이론 수업과 실기가 이루어지는 거대한 강당을 겸한 홀이 있고, 전시실이 여럿 달린 미술관이 있다. 다리처럼 그늘을 드리운 통로 위를 가로지르면 그곳이 예술인거리 제1구역이라고 불리우는 곳의 754번지이며, 학생과 귀빈들이 머무는 5층짜리 숙소 건물이다. 3층 여덟번째 방으로 향한다면 올리를 만날 수 있다.


생명력 2
공격력 4
방어력 3
응용력 5
정신력 2